브레시아의 비행기

2017.01.26 15:20




낮게 나는 작은 비행기와 그것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군중.

이 사진은 이탈리아 브레시아에서 열린 에어쇼 현장을 스케치한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된 1909년 9월 11일이었죠.

그해 7월 단엽 비행기를 타고 사상 최초로 도버해협 횡단에 성공한 프랑스인 비행사 루이 블레리오.

그가 바로 사진 속의 저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날의 에어쇼에 대한 인상기가 하나 남아 있어요.


태양이 지기 시작했고, 관람석 차양 밑에서 태양이 날아다니는 비행기 날개를 비춘다. 모두 그 광경에 사로잡혀 그것을 올려다본다. (...)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여기 지상 20미터 높이에서 한 인간이 목재 구조물 속에 갇혀, 자발적으로 떠맡은 보이지 않는 위험에 맞서 싸우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상에서 아주 뒤로 밀려나 존재감 없이 선 채로 이 사람을 쳐다볼 뿐이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입니다.

제목은 「브레시아의 비행기」.

그는 이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보았습니다.

무지 설레어 하며 블레리오가 어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주길 기다렸지요.


그리고, 넋을 놓은 채 블레리오의 비행을 감상하는 저 군중 가운데서 우리는 어쩌면 카프카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밝은색 여름 양복, 이탈리아제 밀짚모자.

카프카의 다른 사진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쫑긋 올라간 귀와 날씬한 체구.

저기 저 사람인 것 같은데, 여러분도 재미 삼아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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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책에서는 3월에 첫 책을 펴낼 예정입니다.

카프카가 바로 저희 1호 도서의 주인공입니다.

제목은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입니다.

그럼 종종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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