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예요.)


삶의 마지막 해를 앞두고 있던 카프카는 종종 슈테글리츠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곤 했어요.

어느 날 그는 벤치에 앉아 슬피 울고 있는 어린 여자아이를 보았어요.


“왜 우니?”

“인형을 잃어버렸어요.”

카프카는 소녀가 너무나 안돼 보였어요.

“잃어버린 게 아냐. 네 인형은 여행을 떠났거든.”

“네? 아저씨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나한테 편지를 보냈거든.”

“그 편지 갖고 있어요?”

“아니. 집에 두고 왔네. 내일 가져와서 보여줄게.”


카프카는 그길로 집으로 돌아가 책상 앞에 앉아서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작별 인사도 없이 소녀를 떠난 인형의 편지를.

그는 다음 날 공원에 가서 소녀에게 편지를 읽어주었어요.

아이는 아직 어려 글을 읽을 수 없었거든요.


‘정말 미안해. 난 늘 같은 집에서 사는 데 싫증이 났어. 여전히 널 좋아하지만, 다른 환경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었어. 당분간 떨어져 지내고 싶어. 대신 매일 너한테 편지를 쓸게.’


어느덧 소녀는 잃어버린 인형에 대해선 잊어버리고 인형이 보내오는 편지만 기다렸어요.

그사이 인형은 자라서 학교에 갔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소녀를 생각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지만, 인형의 삶에도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났고 해야 할 일과 관심을 쏟아야 할 일도 많아졌어요. 그래서 당장은 소녀에게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죠.

이 놀이는 적어도 3주간 계속되었어요.

카프카는 어떻게 하면 소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이야기를 끝마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그는 이 편지를 자신의 작품처럼 여기고 써왔거든요.

마침내 결론을 내렸어요.

인형을 결혼시키는 것이었죠.

인형이 만난 청년, 그와의 약혼식, 결혼식 준비, 막 결혼한 그들의 신혼집을 카프카는 자세히 묘사했어요.

인형은 소녀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냈어요.


“우리는 이제 다시 만날 수 없어. 너도 알게 될 거야.”


이 편지를 쓰고 얼마 뒤 카프카는 죽었습니다.

1924년 6월 3일.


이런 일이 정말 있었는지 어떻게 아느냐고요?

기록을 남긴 사람이 있어요.

도라 디아만트.

카프카의 마지막 연인.

카프카보다 열다섯 살 어린 사람이었죠.

그녀는 카프카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 몇 안 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어요.

카프카는 1923년 9월 말부터 1924년 3월 중순까지 베를린에서 도라와 함께 살았어요.

두 사람은 종종 슈테글리츠 공원을 산책했죠.

인형 이야기는 1948년 도라가 출간한 회고록에서 세상에 처음 공개되었어요.


2000년에 어떤 카프카 번역가가 베를린에 머물며 카프카가 쓴 인형의 편지를 찾으려고 신문에 광고를 내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어요.

하지만 편지는 물론, 인형을 잃어버린 소녀 또한 찾지 못했습니다.


*사진은 카프카가 죽기 전 부모님에게 쓴 마지막 편지예요.

결국 끝을 맺지 못한 편지가 되고 말았죠.

카프카의 죽음을 알리는 막내 여동생의 필적 위에 도라가 쓴 단락이 보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제가 그의 손에서 편지를 빼앗았어요. 어쨌든 지금까지 쓴 것만으로도 대단해요. 그의 부탁에 따라 매우 중요해 보이는 몇 줄만 더 쓰도록 할게요.


도라도 그 몇 줄을 더 쓰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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